해외 러닝 브랜드 추천: 요즘 뜨는 인기 해외 러닝 브랜드
몇 해 전부터 러닝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마라톤은 기원전 490년 고대 그리스 아티카 지방 동쪽 해안에 위치한 도시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마라톤이라는 지역에서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마라톤 전쟁이 일어났고, 그리스 병사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약 40km를 달려 승전을 알렸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리고 1896년 제2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었고, 처음에는 40km 거리로 치루어졌습니다. 마라톤이라는 긴 거리까지는 아니지만, 2022년말부터 러닝크루 커뮤니티가 생성되면서, 더욱 러닝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요즘 한강에서 러닝을 하는 모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무신사 기준으로 2023년 S/S에서 러닝화 매출이 전년대비 60% 이상 증가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러닝화, 런크루, 서울 러닝코스 등 검색량이 2022년말부터 2023년 상반기에 급증을 하는 현상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호카, 온러닝 등 러닝 전용 브랜드들이 국내에 소개가 되면서 러닝 브랜드도 기존의 나이키, 언더아머 등 대중적인 스포츠 브랜드에서 벗어나 브랜드만의 컬러를 담은 브랜드들도 점차 소개가 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과거 다양한 컬러의 아웃도어가 인기를 얻고, 이후 아크테릭스 등 무채색 컬러, 고가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등장을 하고 요즘 고프코어(Gorpcore)룩이 인기를 얻는 것처럼, 전통적인 러닝 브랜드들 사이에서 새로운 룩앤필을 가진 러닝 전용 브랜들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히 장비빨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쎈 국내의 경우, 앞으로 러닝에 대한 인기가 많아질 수도록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소비 현상도 일어나지 않을까 예상을 해보면서, 힙한 해외 러닝 브랜드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온러닝(On-Running): 스위스
온러닝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미국에서 상당히 높은 인기와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미국시장 매출이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 27%~31%까지 연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나이키 매출이 14년만에 최저 성장률을 보여준 것이 이러한 신생 브랜들과의 경쟁이라는 분석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온러닝이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올라오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텐데요. 온러닝은 2010년 전직 트라이애슬론 선수였던 올리비에 베르나르와 2명의 엔지니어가 공동창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러너들이 겪는 무릎 통증과 착지 충격에 집중을 하면서 러닝화 개발에 최우선을 두고 시작된 기업입니다. 클라우드 테크(CloudTec) 쿠셔닝이 온러닝 러닝화의 가장 큰 차별성인데요. 나이키 에어처럼 아웃솔 아래가 빈 공간의 고무 구조물로 여러개가 배열되어 달릴 때 체중이 실리면서, 충격을 분산, 흡수수하고, 또한 복원력을 통해 반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테크 기반을 가지면서도 미니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웨어까지 자연스럽게 확장을 해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새티스파이 러닝(Satisfy Running): 파리
새티스파이 러닝은 2015년 전직 록밴드 기타리스트이자 디자이너인 브람스 조르주의에 의해서 파리에서 설립되었습니다. 하이엔드 러닝웨어 브랜드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담은 브랜드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나치게 기능 위주로 되어 있다는 문제점에서 출발을 하여, 단순히 달리기 위한 옷이 아니라, 러닝을 통해 자기 탐색과 감정 해소의 도구로서 옷 추구한다는 철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경량, 발수, 통기 기능을 갖춘 테크니컬 소재를 물론 채택하고 있으며, 파리에서 디자인되고 포르투칼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룩앤필은 매우 절제된 컬러감이 사용하며, 내부 라벨에는 <RUNNING CULTURE>, <POSSESSED>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POSSESSED는 뭔가에 홀려서 뛰는 느낌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새티스파이는 러닝을 퍼포먼스로 보는 관점보다는 의식, 몰입, 내면 탐구와 같은 정신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2024년 기준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니치하지만, 팬텀을 가진 브랜드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존 스포츠 브랜드들이 러닝을 스포츠, 기록 등의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볼때, 내면과 감정적인 문제로 해석해 낸 부분은 러닝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티브적인 성격을 가진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스트릭트 비전(District Vision): 뉴욕
디스트릭트 비전은 2025년 뉴욕에서 설립된 러닝 선글라스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톰 데일리와 맥스 발라하우스 패션 에디터가 공동 창업을 했으며, 러닝과 명상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마음의 훈련이 신체 훈련만큼 중요하다는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러닝을 단순한 운동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자기 탐색의 과정으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육상을 체육 단련보다는 정신 수양으로 여기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가장 단조로운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자아와의 대면의 과정으로 해석하는 유래들이 많긴 합니다. 이러한 인문학적 배경에서 디스트릭트 비전은 정신 수양으로 러닝을 해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디스트릭트 비전은 초기에는 러닝 선글라스 중심 전개하면서 이후 러닝 의류 등으로 라인을 확장해 갔습니다. 디스트릭트 비전이 주목 받은 이유는 자체 개발한 렌즈에 있습니다. D+ Lens Technology라고 하는 렌즈 기술은 시력 왜곡이 거의 없는 Class 1 수준이라고 자체 평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러너들에게 렌즈가 중요한 이유라면, 달리는 과정에서 시야 왜곡을 줄이고, 눈의 피로를 덜어주면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디스트릭트 비전 선글라스가 높게 평가를 받은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외에도 모듈형 구조로 활동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러닝시 압박감 없는 밀착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소어 러닝(SOAR Running): 런던
소어 러닝은 2015년 열정적인 마라토너이자, 디자이너 출신인 팀 소어(Tim Soar)에 의해 런던에서 설립되었습니다. 런던 러너들 사이에서는 정말 뛸 줄 아는 사람들이 입는 브랜드로 인식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철저하게 러너 입장에서 설계되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하이 퍼포먼스 러닝웨어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량생산보다는 리미티드 컬렉션 위주로 전개를 하고 있으며, 기존 러닝 브랜드들이 로고 플레이를 하는 것에 반해 옷 자체의 품질, 질감, 핏, 소재 선택에 집중을 하고 있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어 러닝은 Engineered(설계된)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태생이 영국이고,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러너들에게 옷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3D구조의 얇은 직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팀 소어는 겉으로 보기에는 얇지만, 조직 구조가 미세하게 입체적으로 짜여 있는 원단을 통해 보온과 땀 배출에 좋은 특별한 원단을 발견함으로써, 브랜드 제품군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 원단은 소어 러닝이 개발한 원단은 아니고, 주로 이탈리이산 SPACE3D® 메시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실제 원단 개발은 아니고 기존 원단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사례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씨엘르 애슬레틱스(Ciele Athletics): 캐나다
씨엘르 애슬레틱스는 201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러닝 캡(Cab)으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스노우웨어 디자이너인 제러미 브레즈넌(Jeremy Bresnen)과 가구 디자이너인 마이크 자일스(Mike Giles)가 공동 설립한 브랜드로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갖춘 모자가 없다는 점에서 달리기를 멋지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브랜드명 Ciele은 프랑스어로 하늘을 뜻하는데요. 러닝 모자라는 작은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디자인 실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UV차단, 경량성, 흡습, 속건 등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감각적인 컬러 조합과 그래픽 타이포로 감성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챙은 접을 수 있는 소프트 브림(Soft Brim)으로 설계해 러닝 중 휴대성을 높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야간 러너를 위해 반사 디테일도 적용을 하기도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하나의 모델만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해 희소성을 높이기도 했으며, 이후 아티스트 및 러닝크루와의 협업 등을 통해 러닝 모자를 통해 러닝도 패션이라는 문화를 브랜드에 담아 내었습니다. 이후 러닝 웨어를 전개하고 있으며, 러닝화까지 직접 제조를 하지는 않았지만, 콜라보 형태로 선보이기도 하고 있습니다.
옵티미스틱 러너스(Optimistic Runners): 베를린
옵티미스틱 러너스는 2024년에 베를린에서 탄생한 신생 러닝 브랜드입니다. 창립자 안드레이 크라프스토프(Andrei Kravstov)는 러닝을 성취가 아닌 회복의 개념으로 재정의를 하면서, 러닝은 스스로를 정돈하고, 감정이나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러닝은 자기 탐색이며, 도시를 뚫고 나가는 정신적 환기라고 정의했습니다. 미니멀한 레터링, 깔끔한 실루엣이 선보였으며, 다른 브랜드와 달리 매주 일요일 베를린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서 러닝 클럽을 열고 있습니다. 사이클링 브랜드 라파(Rapha)가 커뮤니티를 통해 성장한 것처럼 옵티미스틱 러너스도 러닝 클럽을 통해 함께 달리며, 기록을 위한 경쟁보다는 감정 회복을 위한 러닝크루와 함께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러닝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기도 하고, 도시를 다시 받아들이기는 시간으로서 러닝 클럽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나아가면서, 브랜드가 담은 러닝에 대한 의미를 크루들과 공유하면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런칭 1년이 조금 넘은 브랜드지만, 러닝이라는 원초적인 운동에 현대적인 감성을 입힌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LUNGS(호흡)라는 브랜드 저널을 통해 옵티미스틱 러너스가 추구하는 러닝에 대한 생각, 철학, 문화를 담아내면서, 러닝 브랜드로서 차별성을 만들어가면서, 확장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달린다는 것
나와 마주선다는 것
해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러닝 브랜드를 살펴보면, 달리는 행위를 승부, 기록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관점이 있다는 부분은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새티스파이 러닝(Satisfy Running), 디스트릭트 비전(District Vision) 브랜드에서 알 수 있듯이 완주보다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기도 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기도 하는 현상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옵티미스틱 러너스(Optimistic Runners) 브랜드에서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서, 커뮤니티와 라이프스타일로 발전하는 경우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러닝이라는 신체 활동은 인간의 자아 탐구와 감정 회복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영역(Default Mode Network, DMN)을 설명하곤 하는데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하게 있을 때, 활성화되면서 자기 성찰적인 사고를 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물론 러닝 초반에는 뇌가 신체 움직임에 집중을 하지만, 러닝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일종의 움직임이 루틴화되기 시작하면 뇌는 내부 사고 상태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뇌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달리기를 15분쯤 지나면 나는 나를 바라보는 제3자의 시점을 얻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 마라톤 참가자 인터뷰들을 찾아보면, 러닝이 자기 내면을 마주하게 한다는 공통적인 응답을 얻었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그래서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움직이는 명상의 영역에 있다는 해석들을 해외 러닝 브랜드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