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잠수함과 핵재처리 기술의 원리와 이해, 그리고 의미
최근 대한민국 정부가 최근 APEC를 통해 트럼프 정부에 핵추진 잠수함과 핵재처리 기술에 대한 승인을 요청한 뉴스가 전세계를 통해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승인을 하는 사건들이 몇일간 전개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 동안 비공개로 핵추진 잠수함을 오랫동안 시도하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한미 관세협상, 그리고 한국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제안 등이 이러한 핵추진 잠수함 승인이라는 부분까지 얻어낸 성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앞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난관이 예상되기도 하는데요. 핵추진 잠수함이 가진 의미, 그리고 기술적 개념들을 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 전세계 6개국
핵추진 잠수함은 말 그래도 핵 원자로를 추진체로 사용하는 잠수함입니다. 현재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국가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핵추진 잠수함과 핵무기 탐재 잠수함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외에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는 국가는 프랑스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브라질, 미국 지원을 받고 있는 호주가 있겠습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전략자산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한데요. 기존 디젤 잠수함은 연료 보급을 위해 수면으로 부상하는 일들이 많고, 실제 전쟁에서 수면 위 부상으로 인해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핵추진 잠수함은 연료 보급 없이 사실상 무제한의 잠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전쟁에서 전략자산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점입니다. 보통은 수개월에서 1년정도 잠항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요. 실제 수개월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바다 수면 밑에서 은밀한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핵추진 잠수함은 엄청난 국방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핵추진 잠수함의 동력: 원자로, 경수로
핵추진 잠수함은 이름만 들어도 뭔가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과 같은 방식입니다. 잠수함 안에 작은 원자로로 설치되고, 핵분열 통해 열을 발생시키고, 이 물을 끓여서 증기를 발생하고, 그 증기가 터빈을 돌리는 것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경수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경수로는 가벼운 물(경수, light water)을 냉각재 및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라는 의미입니다. 경수로는 일반적인 물을 이용해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동시에, 터빈을 돌릴 증기를 만드는 역할까지 합니다. 구조는 1차와 2차 계통으로 나뉘는데, 1차 경수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열을 흡수하지만 끓지 않고, 이 열로 2차 경수를 데워 증기를 발생시킵니다. 이 증기가 터빈을 돌려 결국은 전기나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을 직접 나르면서도 방사능은 차단해주는 경수가, 사실상 원자로 시스템의 에너지 배달부이자 보호막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원자로는 핵연료를 태워서 열을 생산하는 난로통과 같은 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종합을 해보면, 핵추진 잠수함의 원리는 원자력 발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잠수함에 맞게 작은 소형 경수로를 통해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핵연료 재처리: 플루토늄
핵재처리 기술은 사용후 핵연료(Spent Nuclear Fuel, SNF)에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우선은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할 경우 고준위 폐기물(high‑level waste)의 처분 대상 물량을 약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에너지부(DOE)에 보도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고급 재처리를 통해 폐기물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는데요.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는 발전지 부지 내 수중저장소에 임시 보관되고 있는 방사능 폐기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얻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핵재처리 기술에서 주목할 부분은 플루토늄(Plutonium)입니다. 플루토늄은 주로 원자로의 사용후 연료 속에서 우라늄이 핵분열을 거치면서 생기는 생성물 중 하나이며, 특히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분리될 수 있는 물질입니다. 재처리 기술을 통해 플루토늄을 분리하면, 이를 다시 원자로 연료로 사용하거나, 핵무기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게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핵재처리 기술은 실제 원자로 연료로 재사용하는 부분보다는 핵무기로 발전될 수 있는 플라토늄이 가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그 동안 한미 원자력 협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과 핵재처리 활동에 제한이 있었던 것입니다.
버려지는 연료 속에도 여전히 쓰일 수 있는 핵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을 활용하게 되면, 자원 효율을 높여서 연료 수급의 자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 있지만, 동시에 핵무기 원료가 되는 물질,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문제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감독, 제재, 관리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승인 조건에는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 밝혔듯이 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연료 재처리(spent‑fuel reprocessing) 권한 확대에 대해 미국이 평화적 이용 목적하에 지지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이번 승인에는 핵재처리 기술을 통한 플루토늄 또는 기타 무기화 가능 물질의 개발이 처음부터 허용된다는 명백한 조항은 없으며, 평화적 이용 범위·감시 조건 하에서만 지원하겠다는 틀에서 허용되었다는 점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핵연료의 농축도: 저농축 우라늄
핵추진 잠수함 원자로는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U-235)를 농축한 연료를 사용하는데요. 우라늄-235(U-235)는 자연 우라늄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로, 핵분열 반응이 가능한 핵연료의 핵심 성분입니다. 핵분열이란, U-235 같은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두 개의 작은 원자핵으로 쪼개지면서 막대한 열에너지와 추가 중성자를 방출하는 원리입니다. 일반적인 상업용 원전은 주로 농축도 3~5%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사용하며,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역시도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여 개발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미국, 러시아 등은 93%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하여 연료 교체 없이 장기간 운용할 수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핵연료의 농축도 차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다소 헷갈리는 부분까지 한가지 소개하자면, 차세대 원전 연료가 주목을 받는 것이 고수준 저농축 우라늄(High‑Assay Low‑Enriched Uranium,HALEU)입니다. 고수준 저농축 우라늄은 농축도가 5~20% 수준의 우라늄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나 차세대 원자로에서 효율성과 연료 주기 길이를 높이기 위해 주목받는 연료 형태입니다. 참고로 핵무기 연료로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20% 이상)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K-방위산업의 가능성
핵추진 잠수함도 있겠지만, 최근 들어 국내 방위산업의 성과들 드러나고 있는데요.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핵심 무기 체계를 중심으로 수출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KAI)는 필리핀과 FA-50 12대, 약 7억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 뉴스가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캐나다의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에도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차기 수출 무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대한민국이 무기 생산국을 넘어 전략무기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로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방산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력은 군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