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는 AI는 없다
전기 없는 AI는 없다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의 무차별적 확장은 전력 수요의 급증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OpenAI CEO 샘 알트먼은 “챗GPT 질문, 한 번에 LED 전구 몇 분간 켜는 수준의 0.34 Wh전기가 든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실제 수억 건의 요청이 전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날 때 상상 이상의 전력 소비로 이어진다는 점을 언급한 부분입니다. 단순하게 예를 들어 챗GPT를 통해 일어난 질문 한건에는 0.2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을 하지만, 하루에 10억 건의 질의가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챗GPT연간 전력비용은 54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요. 챗GTP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AI와 클라우드센터, 데이터센터의 전력까지 합산을 한다면 상상 이상의 전력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짐작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LLM 훈련 하나에 수백에서 수천 MWh, 이산화탄소도 수백 톤 배출된다는 점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고민과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중요한 에너지 산업의 아젠다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에너지 인프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우며, 재생에너지·화력발전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SMR(소형모듈원자로)입니다. 오늘은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SMR(Small Modular Reactor)이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피터틸이 주목하고 있는 에너지 스타트업 제너럴 매터(General Matter)에 대해서도 알아보려고 합니다.
원자력은 친환경인가?
원점에서 잠깐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EU기준을 살펴보면, 원자력이 방사성 폐기물 문제 때문에 '친환경인가?'에 대한 유럽 내부 갈등이 있었습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의견이 나누어졌는데요. 전력의 70% 이상을 원자력으로 조달하는 프랑스는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바라보는 입장이었으며, 독일은 원전 폐기와 재생에너지로 전환이라는 방향성을 갖았습니다. 두 국가의 의견 갈등에서도 불구하고 2022년 7월 EU는 조건부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친환경 투자 대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폐기물 안전관리, 최신 안전 기준 충족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하면서, EU 텍소노미(EU Taxonomy)로 원자력을 포함시키게 됩니다. 즉 원자력은 완전한 친환경은 아니지만,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서는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친환경 대안으로 국제사회에서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브릿지 에너지 전략: SMR
SMR(Small Modular Reactor)은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술입니다. 말 그대로 소형화된 원자로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식처럼 설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과 건설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기도 한데요. 무엇보다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전력 안정성과 높은 전력 밀도를 요구하는 산업에는 매우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 배출이 없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SMR은 AI시대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브릿지 에너지란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과도기(transition period) 동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중간 단계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포함, 천연가스(LNG), 블루수소 등을 대안 에너지입니다. 그 중에서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출력이 작지만(통상 300MWe 이하) 모듈화된 방식으로 공장에서 사전을 하며 개발 기간도 짧다는 점에서 브릿지 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전과 한수원이 수출한 UAE 바라카 원전은 개발 건설 기간만 총 12년 (2009~2021)이라는 점에서 보면 SMR은 빠르면 5년 내외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AI시대로 빠르게 돌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현실적인 에너지원으로 선택 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주목받는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
각광받는 SMR은 핼리우(HALEU)라는 고수준 저농축 우라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농축도에 따른 우라늄 구분을 잠깐 이해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인 경수로 원전에 사용되는 저농축 우라늄(U-235, 3~5%, 농도도)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고농축 우라늄(U-235, 20% 이상)은 핵무기,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고수준 저농축 우라늄은 U-235 농도가 5% 이상 ~20% 미만을 의미하는데요.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가 SMR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핼리우(HALEU)가 러시아, 중국에서 상업적 생산 공급을 유일한 현재 국가라는 점입니다. 즉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SMR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을 자체 생산하지 못한다면 에너지 자립, 안보가 제대로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가 2024년부터 약 900 kg/년 수준의 시범 공급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미국 정부는 러시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을 자체 개발 생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인 것입니다.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 생산 인프라 구축과 SMR 관련 민간 R&D 지원은 오바마 정부(2009~2017) 후반부터 개념이 도입되었고, 트럼프 정부(2017~2021) 시기에는 정책적으로 방향이 잡혔으며, 바이든 정부(2021~현재) 들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이르렀으며, 지금 트럼프 정부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과정입니다.
피터 틸이 준비하는 에너지 패권
AI시대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 피터 틸(Peter Thiel)은 자신이 설립한 벤처캐피탈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를 통해 2017년 안두릴(Anduril Industries)를 통해 AI 기반 무인 방위 시스템 전문 스타트업을 투자하고, 2023년에 핵연료 스타트업 제너럴 매터(General Matter)에 투자를 했습니다. 제너럴 매터가 바로 HALEU(고수준 저농축 우라늄)를 개발, 생산하는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제너럴 매터의 CEO는 잭 콜린스(Jack Collins)는 스페이스X와 실리콘밸리 원자력 스타트업들을 거친 핵물리·항공우주 융합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너럴 매터는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하여 2030년까지 핼리우(HALEU)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에너지 연료 자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터 틸은 공화당 지지자로 애국주의자로 평가를 받곤 하는데요. AI시대라는 거대한 산업의 흐름에서 팔란티어, 안두릴, 제너럴 매터에 투자를 함으로써 미국 산업의 미래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제너럴 매터를 통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미국의 SMR 산업 기반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과제와 에너지 패권이라는 국익
AI시대를 맞이 하게 되면서, 탈탄소 재생에너지라는 에너지 전환에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중간 단계가 지금의 현실입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전력량 급증을 준비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SMR이라는 원자력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기도 한 상황입니다. AI산업이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인프라는 바로 전력입니다. 충분한 전력이 없다면, AI는 멈춰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보니,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AI산업의 패권을 위해서 에너지 패권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셰일가스부터 SMR까지 국익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구적 과제와 국익이라는 문제는 가치와 이익이라는 부분이 충돌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충돌에서 그것이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실용주의는 현실적인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방향은 이미
정해져있다
어떻게
갈 것인가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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