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다이어트와 심리학

 

 

 

 

이번엔 진짜로 뺄 거야

 

 

반복되는 다이어트에 대한 계획과 실패는 왜 일어나고 있는 심리학적 메커니즘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이렇게 수십 번 다짐했을 겁니다. 줄넘기를 사보기도 하고, 헬스장을 등록하며 스스로를 독려하기도 합니다. 닭가슴살을 냉동실에 채워두고, 새 운동복도 장만하곤 합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복을 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몇일이 지나면 배달음식과 유튜브가 우리를 기다리곤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다이어트는 어려운 것일까?

 

이는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부릅니다. 생물학적 개념으로, 신체 내부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하는데요. 체중 감량은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경계, 감정, 일상 습관에 대한 총체적 과제라는 점이에서 어렵고 반복되는 실패를 하곤 하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실패가 만든 시장: 다이어트 시장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은 2021년 1,807억 원에서 2023년 2,361억 원으로 약 30.6%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는 다이어트 식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각종 체중 감량 보조제, 저칼로리 식품, 홈트 기구, 퍼스널 트레이닝, 다이어트 앱까지 다이어트 시장은 건강보조식품부터 운동기구까지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를 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에도 새로운 방법에 찾고 도전하고 있는 다이어터들을 보면, 실패를 함에도 욕망을 파는 시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유는 일종의 보상 기반 소비(Reward-based Consumption)라고 부르는데요. 다이어트 관련 제품을 소비하면서, 이미 살이 빠진 자신을 보는 마음과 같습니다. 닭가슴살을 사면서, 이미 살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소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줄넘기를 장바구니에 담는 순간, 얇아진 본인의 허리를 상상하는 것과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해의 다른 말: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위한 소비는 체중 감량을 넘어서 자아 정체성(Self-Identity)을 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새 운동복을 입고 거울을 보면, 우리는 ‘노력하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한 소비는 나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체중 감량을 위한 다짐은 일종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선언하는 사회적 신호(Social Signaling)이기도 할 것인데요. 나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를 다이어트라는 텍스트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왜 우리는 다이어트를 멈추지 않을까요? 심리학자들은 이를 보상 예측 오류(Reward Prediction Error)라고 설명합니다. 예상했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음엔 더 좋은 보상이 올 것이라는 착각이 계속 다이어트를 반복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입니다. 다이어트가 반복될수록,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시작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출처: 쥬비스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마케팅하는 사회

이쯤 되면 다이어트는 단순한 건강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끊임없이 권하는 이상향의 몸 이미지에 우리가 응답하는 사회적 행위로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날씬한 몸, 탄력 있는 피부, 잘록한 허리는 곧 ‘성공적 삶’의 시각적 상징이 되었고, 이는 사회적 기준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회사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다이어트 그 자체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팔고 있는 것입니다. 홈트, 오운완, 핏블리 등과 같은 단어 역시도 다이어트 그 자체보다는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어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도 왜 다이어트를 결심할까?

우리가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이유가 뭘까요? 진짜 살을 빼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나를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볼때,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다이어트는 인문학적으로 보면, 자기 통제의 환상, 미래에 대한 희망, 자아 재구성의 욕망이 집약된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그 반복 속에서 우리는 변화의 실마리와 계속 마주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다이어트는
달라지는 나의
다른 말

출처: 나이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