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하면, 흔히 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이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패션위크가 매년 열리기 때문에 이런 도시들을 떠올리면 패션을 대표하는 도시로 우리들에게 인식되어 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스페인 여행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라면, 스페인 역시도 패션 브랜드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은 공업생산의 4%를 섬유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에 이어 5위 규모를 차지할 만큼 국가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페인은 1977년 총선을 통해 민주국가로 선언을 하며, 입헌군주제를 채택하였습니다. 입헌군주제는 절대군주제와는 다르게 제한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명목상 국왕이 군사총사령관을 겸하게 되기 합니다. 이런 입헌군주제의 왕실이 있는 나라는 패션 산업을 이끌어 온 하나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여행에서 알아두면 좋을 패션 브랜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에베(Loewe)
1846년 설립된 로에베는 현재는 LVHM(루이뷔통 모엣 헤네시)그룹에 소속이 되었으나, 탄생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설립된 브랜드입니다. 최초에는 가족 장인 공방에서 시작이 되었으며, 1872년 스페인으로 이주한 독일 출신의 가죽 장인 엔리케 로에베 뢰스베르크(Enrique Loewe y Roessberg)가 스페인 가죽 장인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따서 로에베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1905년에 스페인 왕실에서 지정한 공식 납품업체가 되면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인정을 받게 되기도 했습니다. 1936년에 스페인 내전으로 가죽으로 제작된 권총커버와 탄약을 보관하는 허리띠를 제작하여 납품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내전 이후 마드리드 그란비아 8번가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내전으로 침체된 도시에 화려한 쇼원도로 마드리드 시내에 새로운 생명과 빛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일화가 있기도 하네요. 1970년에는 칼라거펠트가 여성복 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남성복 라인을 맡기도 했으며, 1986년 LVHM그룹과 계약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을 시작하고, 이후 1996년 로에베는 LVHM그룹의 브랜드로 속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에 프라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로 시작해서, 자신만의 레이블 브랜드인 JW 앤더슨(JW Anderson)의 조나단 앤더슨을 아트 디렉터로 영입하면서 새로운 BI작업부터 새로운 브랜드의 활력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발렌시아가(Balenciaga)
발렌시아가는 스페인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hristobal balenciaga)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스페인 내전으로 매장을 프랑스 파리로 이전하게 되면서, 프랑스 브랜드로 알려져 있긴 합니다. 발렌시아가는 스트리트 웨어와 하이 패션이 결합된 과감하고 도발적인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요.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라고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패션계에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앙 디올(Christian Dior)은 그를 ‘우리 모두의 스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디올은 로맨틱 무드를 지향하는 것에 비랴, 발렌시아가는 심플함과 모던함을 지향하면서 자신의 컬러를 발휘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기하학적인 구조미와 추상적인 입체감을 만들어 내면서 지금까지도 패션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는 브랜드라는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창업가 발렌시아가의 실험정신을 가장 잘 만들어 낸 것은 뎀나 바잘리아라(Demna Gvasalia)는 크리에이터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베트멍을 이끌고 있던 당시 신진 디자이너인 바잘리아라가 발렌시아가를 맡으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스트릿과 오트 꾸뛰르'의 균형을 제안하는 디자인으로 발렌시아가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생각되네요. 프랑스 브랜드로 알려진 발렌시아가의 탄생이 스페인이었다는 점은 스페인 내전이라는 아픈 역사 만들어 낸 아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자라(Zara)
자라는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1974년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 Gaona)가 설립을 했으며, 유니클로와 함께 세계적인 SPA브랜드로 스페인 인디텍스 기업의 브랜드입니다. SPA는 영어로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로, 의류회사가 디자인, 생산, 유통, 판매까지 형태를 말합니다. 다른 의미로는 패스트 푸드처럼 빠르게 음식을 주문하고 먹을 것에 비유해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패스트 푸드처럼 최신 유행 제품들을 저가에 대량생산, 판매하는 분야로 자라 브랜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서, 매년 새로움을 만들어 가는 브랜드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적인 SPA브랜드인 자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섬유산업의 위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디텍스(Inditex)는 스페인에 본사를 둔 의류기업으로 마드라드 증권거래소에 상장기업으로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있으며, 세계 93개 국가에 7,200여개의 패션 브랜드 매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순자산 기준으로 스페인 1위의 갑부이기도 하도 하네요. 인디텍스 기업에서는 자라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앞에서 이야기한 스페인 글로벌 패션 그룹, 인디텍스의 다른 SPA브랜드가 마시모두띠입니다. 국내에서 최근 매장 오픈 등을 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전개를 하고 있기도 한데요. 마시모두띠는 1985년에 남성복 위주로 전개되어, 1995년 여성복 라인까지 확대가 되었습니다. 자라에 비해서는 프리미엄 SPA브랜드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디텍스는 자라와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마시모두띠를 통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패스트 패션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모든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마시모두띠를 런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네요. 국내에서는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COS는 H&M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마시모두띠와 경쟁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현재 마시모두띠는 75개국, 78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페인 현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버쉬카(Bershka)
인디텍스 기업의 브랜드로 1988년 젊은 타겟을 대상으로 런칭한 브랜드로, 자라에 이어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10대, 20대 초반 타겟을 대상으로 인디텍스 내에서 젊은층을 위한 브랜드로, 젊은 트렌드를 담아 내고 있습니다. 음악, IT, 소셜 미디어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은 버쉬카는 런칭 2년만에 100개의 매장을 오픈하였고,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디텍스 기업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할 만큼 자라다음으로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특히 매장 인테리어는 패션 전시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설계를 했다고 하는데요. 레이아웃, 음악, 조명, 가구, 그래픽, 인테리어 재료 등은 최신 패션 트렌드를 최대한 자유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신중한 고려를 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풀앤베어(Pull & Bear)
역시 인디텍스 기업의 브랜드 풀앤베어도 스페인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버쉬카와 비교를 한다면, 베이직한 디자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버쉬카가 젊고, 트렌드함을 추구해 가는 브랜드라면, 풀앤베어는 오히려 대중적이고,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10~30대를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쉬카는 Young, 풀앤베어는 Easy라고 키워드로 정리가 될 수 있겠네요.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젊은 여성 SPA브랜드로 원래는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의류를 만들던 브랜드를 인디텍스에서 인수한 브랜드입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는 이탈리아의 현악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첼로로, 세계적인 현악기로 유명합니다. 현재는 600여 점만 남아 있어서, 더욱 명품 악기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페인 왕실에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를 소유하고 있는데, 하나의 가격이 한화로 227억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 패션 브랜드가 이러한 현악기의 명품 현악기의 이름을 차용해서 만든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이 되긴 합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중 인디텍스 여성 SPA브랜드라고 보시면 우선은 쉽게 이해가 되실 듯하네요.
오이쇼(OYSHO)
2001년 설립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여성 언더웨어, 홈웨어, 비치웨어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시 인디텍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여성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다양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으며, 오이쇼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브라렛 열풍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레깅스, 트레이닝복, 데일리 의류까지 라인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망고(Mango)
1984년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브랜드 망고는 인디텍스에 이어 스페인 2위 패션기업으로 푼토파(PUNTO FA)기업이다. 망고를 인디텍스 기업 소속으로 알려진 부분이 많은데, 인디텍스와는 오히려 경쟁하는 기업이자, SPA 브랜드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튀르키예에서 가져온 옷을 바르셀로나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의류기업으로 107개국에 2600개 매장을 두고 있습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보면, 아무래도 자라 매장이 더 많긴 하지만, 망고 역시도 여전히 매장을 두고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됩니다. 자라에 비해서는 컬러감이 있고, 다소 경쾌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남성복의 경우는 오히려 자라보다 심플한 느낌이 있어서, 티셔츠, 후드티 등을 좀 저렴하게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캠퍼(Camper)
스페인의 신발 브랜드인, 캠퍼는 1975년에 마요르카 섬에서 시작된 컨템포러리 슈즈 브랜드입니다. 운동화와 구두의 영역 사이에서 캐주얼이라는 단어를 모티브로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의 신발을 디자인하여 태어났습니다. 캠퍼는 카탈루냐어어로 깜페르, 농부라는 의미입니다. 캠퍼는 달리지 말고, 걸어라라는 슬로건과 관계있다고 합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경험하는 것을 즐기라는 의미로, 창업주 로렌조 플루사가 생각하는 캠퍼의 정신이라고 하네요. 바르셀로나에는 라 람블라 거리에서 떨어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부근에 카사 캠퍼라는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약 40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고, 바르셀로나 이외에 베를린이 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파리에 매장을 열고 해외시장 진출을 하면서 400개 매장을 열게 되었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신발 브랜드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데시구엘(Desigual)
데시구엘은 가장 스페인다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라고 할 것 같습니다. 똑같지 않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데스구엘은 국내에도 진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감한 컬러와 스타일로 많은 스페인의 여름을 담은 브랜드라고 평가를 하고기도 하네요. 바르셀로나 현지 기준으로 3개의 매장이 운영중에 있습니다. 데시구엘은 국내에서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철수하기 했지만, 스페인 다운 패션 브랜드를 경험하고 싶다면, 한번 고려해 볼만한 브랜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스페인 여행으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많은 스페인 패션 브랜드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인디텍스라는 기업이 다양한 SPA브랜드를 거니리고, 글로벌 패션 기업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구글맵을 통해 현지 정보를 찾을 때, 폐업된 점포들도 상당수 있었다는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몸집을 키우며, 성장을 추구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움을 주었다는 것도 최근 스페인 여행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소비 형태 역시도 온라인 쇼핑으로 변화로 인해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축소되는 방식으로 브랜드들마다 전략을 수정해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라, 망고와 같이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브랜드들은 아무래도 스페인 현지에서 사는 것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스페인 여행시에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SPA 브랜드들이 많아서, 스페인 여행에서 구지 많은 옷들을 챙겨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도시에도
브랜드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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