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사회적으로 돈을 쫓는 열망이 지나치게 강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며,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열망이 결국 부동산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계부채가 가장 많은 국가에 대한민국이 있다는 기사도 이제 놀랍지 않은 뉴스가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그리고 돈을 쫓아 동학개미에서 서학개미로 행렬을 바꾸고, 미국 주식에 투자를 하며, 비트코인까지 참으로 돈을 쫒는 사회가 되어버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돈에 부족함이 없이 살고 싶은 마음 역시 당연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각자도생이라는 말과 함께 개인주의 사고와 자본을 쫓아가는 분위기가 팽배해져가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화폐란 무엇인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돈, 화폐는 놀라운 발명품입니다. 물건과 물건을 직접 교환하던 시절, 서로 원하는 물건이 맞지 않으면 거래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화폐라는 발명품이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되었고, 경제는 더 활발해졌습니다. 정부는 화폐를 통제하고 안정성을 보장해주었고, 이를 통해 현대 경제가 확립되었습니다.
그러나 화폐는 편리함과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화폐가 단순한 교환의 매개체가 아니라,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폐는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차이를 더 선명히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며,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두 가지 계층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자본주의와 화폐: 두 가지 다른 역할
자본주의에서 화폐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서 사회에서 부의 크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자본’이라는 개념이 탄생을 했습니다. 물물거래를 위한 기준이 되었던 화폐는 점차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통해 이윤을 창출할 기회를 확대했고, 그 자본을 활용해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들이 발전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자산을 축적한 사람들은 부를 불리기 위해 대규모의 노동을 필요로 했고, 그 결과 화폐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구분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자본가에게 화폐는 더 많은 자산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부를 창출하는 도구입니다. 반면 노동자에게 화폐는 먹고 살아가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하루하루의 노동을 통해 얻는 화폐로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결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런 역할 분담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공고해지고, 화폐의 가치는 자산의 가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자본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지금 우리 현실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라는 그럴싸한 프레임에서 실제로 노동이라는 부분이 직업으로 변하면서, 다양성을 가지게 되었을 뿐, 돈이라는 화폐는 여전히 기업과 직장인으로 멋스럽게 변화를 했지만, 구조는 여전히 변치 않고 유지되고 있기도 합니다.
동기부여 수단: 달달한 화폐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단지 교환 수단이 아닙니다. 화폐는 "더 많이 벌수록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동기 부여를 제공하는 도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지만, 그 노력의 대가로 얻는 화폐는 자본가가 축적한 자산 가치를 따라잡지 못하게 됩니다. 화폐는 이렇게 노동자가 끊임없이 일을 이어가도록 만들면서, 자본가에게는 축적한 자산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를 증식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폐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면서도, 자본주의의 계층 구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 화폐는 노동의 대가로 지불되지만, 그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연봉이 올랐다고 좋아하지만, 실제 화폐 가치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현재에서 조금 만족할만 정도의 가치만 증가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자산, 특히 부동산과 주식은 경제 성장과 수요 증가에 따라 그 자체로 가치를 증대시키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사람들이 화폐를 많이 벌어도 자산을 소유하지 않으면 점점 더 경제적으로 낮은 위치에 놓이기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노동가의 화폐와 자본가의 화폐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작동하도록 자본주의는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화폐의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투자 자산은 화폐의 가치보다 상승하는 것이 지난날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월급보다 물가가 더 상승하는 이유도 같이 맥락이겠네요. 저축을 하지만, 여전히 부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도 저축은 투자가 아니라, 저장의 개념에 약간의 보상(이자) 정도로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비트코인: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
2008년 금융 위기는 이러한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과 정부의 통제 아래 움직이는 화폐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목격했고, 이로 인한 불신 역시시 퍼져나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화폐의 중앙화된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대안이 제시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의 탄생이었습니다. 중앙은행, 정부를 통한 화폐의 중앙화된 통제를 비판하고, 세뇨리지(seigniorage)라는 정부 화폐 발행권에서 벗어나, 중앙 은행이나 정부에 의해 발행되거나 통제되지 않는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입니다. 그 중심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모든 거래 내역을 분산된 네트워크에 기록하여 누구나 볼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비트코인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화폐를 목표로 탄생한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 새로운 화폐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화폐의 착각을 깨트리고, 정부나 은행에 대한 의존 없이 자유롭게 가치 교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소성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물 화폐의 대안이자, 계속해서 떨어지는 화폐 가치를 헷지(hedge)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는 점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어떻게 살아것인가?
적당하게
현명하게
자본주의 사회는 단순히 생존을 넘어 성취를 꿈꾸게 만들지만,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근본적인 격차는 쉽게 해소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회 구조에 대한 단순한 비판보다는 우리에게게 놓여진 현재의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돈이라는 달달한 착각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깨닫고, 어떻게 화폐를 늘려가야 할지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직장인 노동자로 살지 않기 위한 자본주의 구조를 이해하고,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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