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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

어떻게 킹달러가 되었는가? 강달러, 페트로 달러의 종료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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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튼 우즈 체제와 닉슨 쇼크

국제 결제와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기축통화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 시대의 기축통화는 미국의 달러화(USD)인데,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게 된 원인은 다름 아닌 전쟁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제1, 2차 세계 대전 중 세계 각국이 보유하던 금이 물자 구매 대금과 배상금 명목으로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결과 종전 당시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금 1온스(oz)를 35달러에 연동시키는 <브레튼 우즈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세계 유일 기축통화의 패권을 거머쥐게 되는데요. 여기서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는 1944년에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에서 열린 44개국 국제 회의에서 만들어진 국제 통화 시스템입니다. 금과 미국 달러의 연동 뿐만 아니라,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서, 다른 통화를 달러에 연동시키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영국 파운드화는 2.5달러로 고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44개국은 각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키면서, 통화 가치의 안정을 위한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브레튼우즈 체제로 달러가 전세계 화폐의 패권을 쥐게 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수행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크게 늘린 달러 통화량으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여러 국가는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쇄도하는 주변국의 요청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71년 8월 15일, 금과 달러의 교환을 중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흔히 <닉슨 쇼크>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졌고, 달러는 더 이상 금으로 교환될 수 없는 법정화폐가 되었고, 미국 정부의 신용에 의해 가치를 인정받는 방식으로 변화를 하였습니다.  
 
 
 

출처: 엑스(@atomicBTC)

 
 
 

 

페트로 달러의 시대

하지만 무너져가던 미국 달러의 위상은 석유로 인해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공식 계약을 맺었는데,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력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사우디는 원유 거래 결제 수단으로 오직 달러만 취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달러가 있어야만 산업 동력의 핵심인 원유를 구매할 수 있으니, 닉슨 쇼크로 내재적 가치를 상실한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는 다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페트로 달러'라고 부르며, 그 결과 현재 지구상에서 유통되고 있는 전체 통화량의 21%는 달러이며, 국제 무역 결제의 88%가 달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시스템으로 미국 달러의 국제적 수요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하였는데요. 물론 페트로 달러에 참여는 1974년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정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1975년을 기점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게 됩니다. 이러한 만들어진 페트로 달러 시스템으로 인해, 세계 각국은 석유를 구매하기 위해 달러를 보유할 필요가 있었고, 이는 달러의 국제적 유통과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무역 적자가 커져도 달러를 찍어낼 수 있었고, 이는 미국 경제에 큰 유리한 점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제1, 2차 세계 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의 도입, 닉슨 쇼크 이후의 페트로 달러 시스템 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요소들이 결합되어 미국 달러는 오늘날까지도 국제 결제와 금융 거래의 중심 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달러패권에 페트로 달러가 종료되는 일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4년 6월 9일 페트로 달러 협정을 갱신하지 않고, 석유 거래에 있어서 달러 이외에 위안화, 유로화, 엔화 등 다양한 통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우디는 국제결제은행(BIS)을 통해 각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연결해 실시간 국경간 결제가 가능한 <mBridge>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석유 대금 결제 방식에 있어서도 디지털 화폐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추진할 것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킹달러에 도전에 하는 시나리오

50년만에 종료된 페트로 달러 시스템 이후, 앞으로 달러 패권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성급한 판단이라고, 여전히 달러패권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여기서 미중 경제전쟁으로 인해, 달러에 맞서는 조짐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 사우디가 브릭스(BRIC)에 가입하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5개국이 하나의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상호 무역에서 위안화를 위상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브릭스 국가는 세계 인구의 42%, 세계 GDP의 32%를 차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사우디의 가입이 단순한 사건으로 평가절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2023년 11월 중국과 사우디간의 500억 위안(한화 약 9조원)의 통화스왑 협정까지 이루어진 부분도 고려할 사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 미국채를 팔고, 지속적으로 금매입을 늘려가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과정에 있을 수 있습니다. 달러 패권에 맞선 위안화를 금에 연동하려는 시나리오도 가능한 시나리오일수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브릭스 국가들간에 새로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만들어서, 유로화처럼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킹달러에 도전하는 화폐전쟁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과 무분별하게 화폐를 찍어내고 있는 미국정부에  대한 세계 각국의 비판과 우려라는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일어날 화폐전쟁의 도입부에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비트코인 역시도 킹달러를 위협하는 대안으로 계속적인 부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미중 경제전쟁에서 중국은 위안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통해 경제전쟁을 준비할 수도 있겠습니다.
 
당장 달러 패권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페트로 달러의 종료와 함께 일어날 변화에 대한 부분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중요한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IMF, 미국 금융위기 당시에나 보았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국면으로 뉴노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 그리고 원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지금, 한국경제는 금리인상도 인하도 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형국에 직면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가를 잡야하는 한국은행이 과연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가 얼마나 환율방어를 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화폐는 양면을 같이 봐야 하는 문제이기에, 달러 가치뿐만 아니라 원화 가치에 대한 부분도 계속해서 지켜볼 문제이기도 하겠네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반복되면
별일이 된다

 

사진: Unsplash 의 Kancha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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