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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할 기업&브랜드

헬리녹스(Helinox)는 어쩌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헬리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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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장마가 거의 한달 동안 내리던 시기에 우연히 헬리녹스 우산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물론 헬리녹스 체어 몇개 가지고 있었기에 캠핑 브랜드로 알고 있던터였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대충 골프 우산이라고 할 큰 우산을 주로 쓰고 다니긴 했는데요. 워낙 길고 무겁다보니, 매번 번거롭기 했습니다. 평소 가볍고 튼튼한 우산을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구지 비싼 헬리녹스 우산까지 사야하나 생각을 하긴 하다가 마침 선물을 받아서 써보니나니 이렇게 가볍고 튼튼한 우산이었구나 감탄을 하게 되었네요. 이번에 써본 우산은 헬리녹스 엄브렐라 원(umbrella one) 모델입니다. 헬리녹스 유튜브 채널에서 빽가의 우산 리뷰를 보긴 했지만, 써보긴 전까지는 사실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너무 가벼워서 그런지 잃어버리지 좋은 우산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산으로 감탄한 김에 어쩌다 헬리녹스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가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다, 헬리녹스(Helinox)

헬리녹스는 많이 알려진 것처럼 DAC(동아 알루미늄)라는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든 브랜드입니다. 캠핑을 해보신 분들은 폴대에 DAC라는 문구를 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DAC는 전세계 텐트 폴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저도 과거에는 국내 브랜드라는 것을 몰라서, 신제품 체어를 구매하는데 백컨트리(Backcountry)에서 직구를 시도하곤 했었네요. 

보통 소재, 부품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지 않고, 납품과 영업에 주력을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헬리녹스는 본인들이 잘 하는 분야인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기술력을 활용해서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밤의 여신 녹스의 이름에서 헬리녹스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만들고, 처음에는 등산 스틱을 출시하게 됩니다. 당시 300g정도가 대부분이었던 등산 스틱을 200g으로 줄인 등산 스틱은 기대와는 다르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미 시장에 비슷한 가벼운 등산 스틱이 있었기에 아무래도 미투 제품으로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2012년에 체어원을 출시하게 됩니다. 체어원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850g으로 무엇보다 가벼워서, 차량에 항상 두고 다니는 캠핑용품이기도 합니다. 체어원은 145kg이하의 하중까지 견딜만큼 튼튼하기도 하고, 설치와 해체가 간편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이렇게 출시한 체어원은 첫해 미국시장에서 800만 달러(현재 환율 1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헬리녹스의 브랜드를 알려가기 시작한 계기가 됩니다. 2013년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을 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출시해 나아갑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인 유리 피라미드 설립 30주년 행사에 참여한 헬리녹스

 

 

 

해외에서 명품으로 인정받는 헬리녹스(Helinox)

헬리녹스를 해외 브랜드로 알고 계신 분들도 일부 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국내에서까지 인기를 얻는 브랜드로 성장한 특이한 사례가 헬리녹스이긴 합니다. 메종 키츠네, 디즈니, 슈프림, 포르쉐, BTS 등 다양한 콜라보를 통한 한정판 컬렉션으로 인기를 더욱 얻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제품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입니다. 현재는 아웃도어(outdoor) 라인, 홈데코비치(HDB) 라인, 택티컬(Tactical) 라인으로 크게 3가지 컨셉으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홈데코비치는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제품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택티컬은 밀러터리 컨셉의 라인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H.E.R.G(터그)라는 라인입니다. 주로 가방 제품들이 많은데요. H.E.R.G(터그)는 Trial and Error Research Group의 약자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연구하는 그룹에서 만들어낸 제품이라는 뜻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헬리녹스 X 메종 키츠네 콜라보

 

 

 

모기업과 독립기업의 시너지

동아 알루미늄(DAC)과 헬리녹스는 부자가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동아 알루미늄(DAC)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주문자상표부착 방식(ODM: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즉 헬리녹스가 성장하면, 동아 알루미늄도 성장을 하는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텐트에 쓰이는 폴대, 그리고 폴대에 적용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의자, 테이블, 캠핑용 야전침대 등 제품 개발을 확장하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본인들의 기술력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의 헬리녹스를 만든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물론 초반에는 납품 회사들과 헬리녹스 제품이 겹치거나 경쟁하지 않도록 하면서 제품 개발을 해왔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제는 헬리녹스가 인정받는 제품이자 브랜드가 되면서 텐트까지 생산을 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긴 합니다. 2021년 헬리녹스는 코로나 여파에 불구하고 매출액 538억을 이끌며, 해마다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1200억원을 투자받으며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네요. 



 

스노우피크 호즈키 랜턴

 

 

 

헬리녹스(Helinox)와 스노우피크(Snowpeak)가 다른 점

헬리녹스와 비슷한 브랜드라고 하면, 일본에 스노우피크(Snowpeak)가 있을 것입니다. 스노우피크는 제품의 편리성도 있지만, 나름의 감성적인 부분도 같이 고려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호즈키 랜턴은 흔한 LED 랜턴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인지해서 불빛이 바람에 따라 마치 흔들리는 것처럼 불빛이 나오는 제품입니다. 안정적으로 빛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랜턴이겠지만, 자연에서 마치 호롱불을 연상시키는 것 같은 제품의 디테일은 확실히 스노우피크가 잘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가지 더 소개하자면, 스노우피크 화로대는 모닥불을 즐기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캠프장의 잔디를 보호하고, 모닥불을 즐기자는 생각으로 두께 1.5mm의 얇은 판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들 화로대에 고기를 구워먹는다는 생각보다는 스노우피크의 화로대는 오로지 자연을 배려하며, 모닥불을 즐기는 용도, 즉 불멍으로 만들었다는 부분도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제품 개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스노우피크가 전부 위에 이야기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워낙 고가 정책으로 캠퍼들 사이에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헬리녹스가 단지 가볍고 튼튼하고 편리한 제품에만 그치지 보다는 지구를 배려할 수 있는 나름의 디테일한 스토리를 앞으로 만들어간다면, 더욱 힙한 브랜드로 성장해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리고 앞으로도  큰 물에서 계속 놀면서,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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