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장 15년만에 하락세
명품 브랜드들이 15년만에 성장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셨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전 세계 명품 시장은 약 3630억 유로(한화 약 530조 원)로 추산되는데, 2023년 대비 2%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008 금융위기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했던 명품 시장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지표가 나타난 것입니다. 2025년 6월 현재 루이비통의 LVMH 주가는 2024년 7월 고점인 797 EUR에서 33% 하락한 535 EUR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구찌를 품은 케링은 2024년 6월 EUR 346에서 절반 가까이 빠진 172 EUR를 기록 중입니다. 그 동안 성장세를 보이던 명품 브랜드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이례적인 상황들이 발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아는 루이비통, 구찌, 샤넬, 에르메스. 모두 다른 명품 브랜드이지만, 실제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진 그룹에 속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세계 1위 럭셔리 제국이라고 불리우는 LVMH그룹은 루이비통, 디올, 펜디, 셀린느, 불가리, 티파니 등 75개가 넘는 브랜드를 거느린 초대형 명품 그룹입니다. 그리고 Kering(케링)그룹은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치몬트라고 표기를 하기도 하는데, 리슈몽(Richemont)그룹은 주로 시계, 보석 명품 브랜드를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습니다.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같은 주얼리 브랜드부터 IWC,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바쉐론 콘스탄틴 등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그룹입니다. 그리고 명품브랜드가 많지는 않지만, 프라다 그룹프라다, 미우미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외 다양한 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지지 않고 단일 브랜드로 운영 중인 명품 브랜드는 에르메스와 샤넬입니다.
전세계 럭셔리 산업은 패션, 주얼리, 시계 등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하지만, LVMH그룹과 같은 형태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전개하고 있으며, 개별 브랜드로 명품 브랜드의 희소성과 차별성, 그리고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럭셔리 산업이 15년만에 성장세를 멈추고 하락세의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명품 브랜드의 소비감소 이유
그렇다면, 이러한 원인은 어디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대부분은 중국 경제 성장률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일반적으로 LVMH그룹룹의 매출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일본 제외)에서 2025년 1분기 -11% 감소를 하고 있으며, 2024년 3분기 -16%, 4분기 -10%로 지속적인 매출 감소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매출 감소에 중국 경제 성장의 부진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원인으로 MZ, 알파세대들의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줄어들었다는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과시성 소비보다는 취향 소비 선호 현상이 있다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명품 매장에 오픈런을 하는 현상, 리셀 시장을 통한 판매 등 MZ, 알파세대들의 명품 브랜드 인기와 코로나 이후 보복소비 심리 등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소비 기류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나름의 원인들을 분석하곤 하지만, 스트레이트하게 이야기를 해보자면, 사고 싶어도 못사는 지갑사정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명품에 대한 소유와 욕망은 인간의 본질적인 심리입니다. 그것이 갑자기 취향 소비자로 변화를 한 것이 아니라, 명품 소비를 하지 못하는 경제 여건으로 인한 대체 소비를 찾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고 소비심리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솔직하고 직접적인 이유일 것입니다. 즉 소비심리 꺽인 이유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피로 때문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구매력 약화에 가까운 것입니다. 중국의 2023년 성장률은 5.3%지만, 과거 8~10%에 비하면 체감 경기는 한참 아래 수준이며,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 연체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은 고물가 불안 속 실질 임금 정체를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대체 소비는 스몰 럭셔리
물가가 오르고, 소비심리 위축된다고 해서 욕망이 사라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복소비도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외출을 못하게 되었던 심리적인 구속 현상이 보복소비라는 이름으로 분출된 것입니다. 지금 명품 브랜드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트렌드는 스몰럭셔리가 대체 소비를 통한 위안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스몰 럭셔리는 고가의 명품 가방이나 시계보다는 화장품, 향수, 선글라스, 지갑이나 카드지갑 같은 액세서리로 대안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이는 LVMH그룹의 명픔 브랜드 중 작은 카테고리들은 전 세계적으로 +3~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중고명품 시장도 상대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약 70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평균 약 7%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럭셔리 시장의 매출 감소 현상은 상대적으로 중고 명품으로 소비 현상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명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나를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사회적 지위, 누군가는 자기 보상, 또 누군가는 타인과의 구분을 짓기 위해 명품을 소비합니다. 그래서 명품은 물건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적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품을 소비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지위, 누군가에게는 자기 보상,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타인과의 구분을 짓기 위한 심리로 명품을 소비하곤 합니다. 명품은 그래서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나를 구분 짓기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소비현상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명품에 대한 소비는 단순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숫자로 보면, 명품 브랜드의 소비는 감소가 되고 있지만, 인간의 마음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명품 브랜드에 소비는 여전히 쌓여가고 있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는 사라진 것이 아니고, 잠시 멈추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럭셔리 시장은 여전히 소비에 대한 욕망을 한편에 저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고 싶은
마음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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