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싱가포르 여행을 한번쯤 가봐야 하는 곳이 바로 바샤커피(Bacha Coffee)입니다. 모로코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로 알려진 바샤커피는 2019년 싱가포르에서 첫 매장을 열고, 현재 전 세계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모로코 등에도 매장을 두고 있으며, 최근 국내 청담동에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국내는 보도자료를 보니, 롯데백화점이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울만큼 가격도 착하지는 않은데요. 참고로 바샤커피 주전자 350㎖ 기준 48만원이라고 하네요. 최근 오픈한 청담 매장은 요즘 오픈런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커피 가격은 주전자에 담겨 나오고, 대부분 1.6만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베이커리는 9천원정도이고, 애프터눈 커피세트는 커피, 샌드위치, 베이커리 등을 포함해서 5~6만원 수준으로 판매가 되고 있네요. 메가커피, 빽다방 등 저렴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는 다르게 고가의 커피 브랜드(Affordable Luxury)가 앞으로 국내에서 어떻게 전개가 될지 지켜보는 부분도 흥미로운 부분일 듯하네요.
커피계의 에르메스: 바샤커피
바샤커피 (Bacha Coffee) 는 1910년에 세워진 모로코의 커피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랜드의 로고에 적힌 ‘1910’이라는 숫자는 모로코의 유명 커피하우스 '다 엘 바샤 팰리스(Dar el Bacha Palace)'가 지어진 연도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당시 찰리 채플린, 프랭클린 루스벨트, 윈스턴 처칠 등 많은 문화, 정치계 유명인들이 방문한 장소로,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한 커피하우스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물론 2차 세계 대전이후로 문을 닫게 되었지만, 싱가포르에서 2019년 브랜드가 다시 탄생을 하였습니다.
바샤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100%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200종 이상의 다양한 커피 라인업입니다. 거의 세상의 모든 원두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각 원두는 여러 나라에서 생두로 수입해 싱가포르에서 직접 핸드 로스팅을 거치므로 신선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덕분에 어떤 커피를 선택하든 풍성한 향기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샤커피 매장은 당시 모로코 커피하우스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매장에 재현해서, 바닥 문양부터 기둥의 색상, 틴케이스로 장식된 벽면까지 모로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구현해서 디자인적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모로코 양식의 황금빛 주전자, 커피잔 등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커피마스터가 취향에 맞는 커피를 추천해주고 있어서 스타벅스와 같은 대중적인 커피매장과는 다른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도 이슬람 전통의상을 연상시키는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모로코의 경험을 잠깐이나마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디테일 덕분에 바샤커피는 싱가포르에서 꼭 방문해야 할 카페로 소문이 나지 않을까 하네요.
차(Tea) 브랜드의 에르메스: TWG Tea
바샤커피 브랜드와 함께 살펴볼 브랜드라면, TWG Tea브랜드가 있겠습니다. 럭셔리 커피 브랜드와 차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인물입니다. 타하 북딥(Taha Bouqdib)는 모로코 출신 프랑스인으로 바샤커피와 TWG Tea 브랜드를 본인의 출생지인 모로코를 기반으로 영감을 얻어 브랜드로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TWG Tea는 2008년에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고급 차(Tea) 브랜드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를 제공하며 럭셔리 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는데요. 브랜드의 이름에서 "TWG"는 "The Wellbeing Group"을 의미하며, 로고에 적힌 "1837"은 싱가포르에 처음 상공회의소가 생긴 해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1837이라는 숫자만 봤을 때는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로 인식을 시키고 있긴 하지만, 실제 설립년도를 보면 2008년으로 1837이라는 숫자는 마케팅을 위한 방법이었기에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타하 북팁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1837년은 싱가포르에 상공회의소가 설립되고, 이를 계기로 차무역이 자유화되면서, 영국 차 운반선이 처음 싱가포르에 찾아왔던 해이고, 이를 통해 싱가포르가 차 무역의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사용한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2008년 TWG 매장이 싱가포르에 오픈 직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음에도 650톤을 팔만큼 당시 비즈니스맨들이 TWG매장에서 차를 마시서 금융위기 대책을 논할만큼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성과는 매우 좋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에 담긴 스토리와 스몰 럭셔리
인간은 스토리를 소비하고, 스토리를 공유한다고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스토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성향을 신화 내지는 고대 벽화에서 그 기원을 찾는 주장도 있긴 한데요. 쉽게 생각을 해보더라도, 우리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스토리를 닮아 있다는 점에서만 봐도, 인간이 스토리를 소비하고, 공유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이론처럼 설명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브랜드도 하나의 탄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멋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나이키는 스포츠라는 스토리를 브랜드에 담긴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왔습니다. 위에 바샤커피, TWG 역시도 헤리티지를 담고자 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커피, 차를 즐겼는데 카페 문화에서 영감을 얻고, 모로코 스타일의 새로운 헤리티지한 경험을 제공해주고자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기존 커피, 차 브랜드와는 다른 럭셔리한 이미지와 경험 역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세심한 서비스, 그리고 헤리티지를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스몰 럭셔리(Affordable Luxury)를 소비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활용한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타벅스, 블루보틀 브랜드처럼 현대적인 브랜드가 아닌, 역사와 전통이라는 기존의 브랜드와 다른 오리엔탈의 차별화된 이미지 역시도 성공의 요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바샤커피의 1910년, TWG Tea의 1837년이라는 표기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를 속였다고 볼수도 있지만 브랜드에게 영감을 준 숫자를 의미함과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 경험해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품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립 연도가 아닌, 경험해 보고 싶은 과거의 시간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영리한 마케팅 방법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가고 보고 싶은 시간을 브랜드를 통해 담아내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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