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겪으며, 급격히 성장하던 이커머스도 차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큐텐에서 위메프, 티몬으로 이어지는 사건으로 인해, 더욱 이커머스 시장은 점차 옥석 가리기에 들어가고 있는 시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 쇼핑의 자리를 너무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는 지점입니다. 코로나19 시절 무리한 투자를 하며, 몸집 부풀리기를 한 부분도 있을 것이며, 그간 투자에 비용대비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에 따라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기도 이어져 가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 중 알렛츠가 영업종료를 선언했으며, 바보사랑, 사자마켓, 1300K, 1200m, 한스타일 등 사업종료 또는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며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코로나19 시절 어려움을 겪던 오프라인 대형 유통 매장은 엔데믹 이후 성장을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다른 상황을 맞고 있기도 한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히 이마트의 성장세가 많이 주춤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많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시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트코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코스트코가 성장하는 이유는?
코로나19는 소비 패턴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대량 구매와 가정에서의 온라인 소비가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트코의 대량 구매와 창고형 할인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단의 자료는 코스트코 코리아의 연간 매출 실적 추이입니다. 2020년 4.5조, 2021년 5.3조로 증가했으며, 2022년 5.5조, 2023년 6조 수준으로 코로나19 시기에도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엔데믹 이후에도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가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성비라고 할 것입니다. 판매금액에서 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이 적다는 의미인데요. 코스트코의 매출원가율은 84.9%라고 합니다. 이마트는 72~73% 수준, 홈플러스는 66~68% 수준으로 코스트코는 판매에 따른 이익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판매 수익이 적더라도 덜 남기면서 좋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다고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코스트코는 매장 내 전체 제품을 5,000개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이마트는 8만개의 제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이마트와 비교한다면 제품의 품목이 많지 않지만, 적은 제품 수로 인해 공급업체가 관리가 편하고, 동일 제품에 여러 공급업체가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경쟁을 줄이고, 오히려 코스트코에 납품으로 대량판매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납품원가를 최저가에 하더라도, 가격경쟁을 하지 않기에 소비자는 오히려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기도 합니다.
코스트코 PB브랜드 중 커클랜드(Kirkland Signature) 가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본사가 처음 위치했던 워싱턴주 커클랜드(Kirkland) 지역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1992년부터 코스트코는 자사 제품군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면서, 본사 소재지였던 "커클랜드"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채택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니그처라는 의미는 고품질의 제품을 강조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를 통해 코스트코는 커클랜드 브랜드가 자사의 품질 보증을 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하네요. 코스트코가 인기 있는 이유 중 커클랜드라는 좋은 브랜드와 제품이 있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의 신뢰가 쌓여 있다는 점은 코스트코 인기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코스트코의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반품 정책입니다. 소비자가 반품 요청을 하면 이유를 묻지 않고 즉시 처리되며, 이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대형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꾸준히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는 소비자 인식만으로 가능했을까요? 코스트코는 회원제입니다. 그리고 회원제라는 부분이 심리학적으로 강력한 마케팅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코스트코에서 일어나는 소비 심리를 심리학적 이론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인지부조화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
인지 부조화는 사람들이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이나 신념을 가지고 있을 때 불편함을 느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을 조정한다는 이론입니다. 코스트코의 회원제는 연회비를 지불하고 회원이 된 사람들이 "회원비를 냈으니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곤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코스트코에서 더 많은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는 동기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연회비를 냈기에, 그 금액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 자주 방문하고,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지불한 회원비가 가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려는 심리적 동기 부여가 강화될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구매를 늘려가는 경우들을 발견할 수 있겠네요.
2.매몰 비용 효과(Sunk Cost Fallacy)
매몰 비용 효과는 이미 지출된 비용이 회수할 수 없을 때, 이미 지출된 비용을 아까워하여 추가 지출이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을 말하는데요. 코스트코의 연회비는 일종의 매몰 비용입니다. 그래서 이미 연회비를 냈기 때문에, "이 금액을 낸 이상 더 많이 구매하고 이용해야 한다"는 심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연회비를 지불한 소비자들은 연회비 이상의 가치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스트코에서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며, 코스트코는 이를 이용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3.희소성의 원칙(Scarcity Principle)
코스트코는 일부 상품을 한정된 시간 동안 또는 특정 수량만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요. 이는 희소성의 원칙을 통해 구매유도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정판처럼 주변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희소한 자원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기고, 그것을 잃어버릴까 봐 구매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스트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한정 판매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지금 아니면 구매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심리를 자극하며, 더 많은 구매를 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4.사회적증거이론(Social Proof Theory)
코스트코의 회원제는 사회적 증거를 활용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그들이 코스트코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모습을 볼 때,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구매한다면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대량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코스트코에서 더 많은 물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 역시 소비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5.묶음 판매와 할인 효과
코스트코는 대량 구매 시 가격이 더욱 저렴하게 제공되는 묶음 판매를 통해 소비자의 심리적 선택을 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할인된 가격을 제시받으면, 그 가치를 얻기 위해 추가적인 구매를 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하는데요. 묶음 판매로 더 많은 할인을 제공받는다는 이유로 실제로 다 필요한 제품이 아닐 수 있음에도 대량구매에 소비자들이 나서는 현상들도 자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6.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소유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한 것에 대해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코스트코 회원이 된 소비자들은 회원제의 자격을 소유하게 되면서, 그 자격 자체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내가 이미 회원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는 자주 방문하고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7.상실 회피(Loss Aversion)
상실 회피는 사람들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크게 두려워하는 경향을 설명합니다. 코스트코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회원 자격을 갖지 않으면 이런 혜택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만듭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회원 자격을 유지하려 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코스트코가
지키는
것은 본질
코스트코는 실제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저렴한 가격,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회원제는 인지 부조화, 매몰 비용, 희소성, 사회적 증거, 소유 효과, 상실 회피와 같은 심리학적 요인들을 모두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메커니즘들은 소비자가 회원비를 낸 후 자연스럽게 더 많은 가치를 얻으려는 행동을 하게 만들며, 이는 코스트코의 성공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제공함으로서, 유통이라는 본질에 충실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상황에서 코스트코가 앞으로도 어떻게 더욱 성장해 펼쳐가게 될지 지켜보는 부분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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